프리랜서와 사업체의 차이

영상제작외주시장은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수많은 업체가 생겨나고 또 사라집니다. 이 혼탁한 시대에 내 프로젝트에 가장 적합한 업체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영상제작사의 유형은 다양하지만, 프리랜서와 사업체라는 기준으로 업체들을 비교해 차이점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부분의 기업담당자는 사업체를 만나야 합니다.

 

제작 비용

프리랜서는 한 건의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예산계획을 세웁니다. 때문에 제작비가 총금액의 일정비율로 책정되고, 이익을 높이기 위해 프로젝트 금액을 높이려 합니다. 사업체는 제작비를 프로젝트 단위로 매기지 않습니다. 회사의 고정비로 계산합니다. 때문에 장비나 인력을 동원할 때 비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고객의 상황에 맞춰 자원을 유동적으로 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사업체는 고정비를 회수한 뒤 그 이상의 수익을 발생시키기 위해 비수기 없이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에 초점을 둡니다. 싸게 팔수록 더 많이 남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프리랜서의 제안방식은 제작비 중심의 견적제안이 많습니다. 회사를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제작비를 더 많이 투입할 수 있다는 주장인데, 단순한 촬영이나 편집작업일 경우에만 해당합니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기획제안, 사전회의, 문서화, 연출계획수립, 총괄운영, 애프터서비스]등 제작 이외의 영역에 더 큰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작비만 많이 투입한다고 고객이 원하는 성과가 나오지도 않습니다. 때문에 비용을 싸게 해주겠다며 제안하는 업체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범위가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객을 대하는 자세

프리랜서는 단기적인 이익만 바라보고, 분쟁이 발생하면 고객이 문제였다고 불평합니다. 사업체는 장기적인 고객관계를 내다보며, 분쟁이 발생하면 대책을 마련합니다. 사업체는 늘 그랬듯이 방법을 찾아낼 것입니다. 하지만 고객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시간을 오래 들여도 사업안정권에 근접하지 못합니다.

어떤 사업이건 재방문 고객의 비중을 높이는 것은 중요합니다. 고객 유치 비용, 마케팅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고정 매출 확보로 경영 안정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로젝트 한 건만 생각하는 근시안적 관점을 가진 업체들은 단기이익에만 매몰되어 너무나 기본적으로 추구해야할 고객만족도나 재방문률을 보지 못합니다.

사업체를 성장시키려는 의지가 있는 사장님이라면 당장 이익이 남지 않더라도 더 큰 수익을 발생시킬 기회로 만들어냅니다. 담당자가 재발주를 하지 않더라도 다른 고객을 소개시켜주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영상제작사는 이 단계에 도달하는 데 보통 3년, 짧으면 2년 정도 걸립니다. 반면 단기수주에만 목숨거는 하루살이형 제작자는 평생 궤도에 오르지 못합니다.

 

서비스 범위

프리랜서는 자신이 가진 것을 판매하고, 사업체는 고객이 필요한 것을 판매합니다. 프리랜서는 단기적인 관점으로 수익만 지향하기 때문에 서비스 영역은 넓어지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용역수행만 하게 됩니다. 사업체는 고객의 수요에 따라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를 넓히기 위해 노력합니다.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제작사는 제작시스템과 경험에서도 압도적인 격차를 벌여 성장합니다.

영상제작사라면 규모의 크고 작음과 무관하게 서비스 범위를 넓혀야 하는 것이 숙명입니다. 촬영과 편집기술만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영상을 만들 수 없습니다. 마케팅 전략을 이해해야 하고, 적합한 기획을 제시해야 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장르를 넘나드는 프로젝트를 총괄해야 합니다. 제작수행능력을 초월하고 서비스 범위를 넓혀 나가야 고객에게 약속할 수 있는 책임의 크기를 키울 수 있습니다.

업체가 책임질 수 있는 역할범위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면 공백이 발생해 사고로 이어집니다. 자신의 깜냥을 넘어서는 프로젝트를 수주하겠다며 열정으로 피력하는 제작사가 많으니 업체의 제안에 과장이나 거짓이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역할범위의 크기는 예산의 크고 작음이 아닙니다. 기간의 길고 짧음도 아닙니다. 단기 촬영이나 간단한 편집업무라면 프리랜서에게 맡기는 것이 적합하고, 그보다 더 역할범위가 크고 중요한 프로젝트라면 사업체를 찾아야 합니다.

 

요구사항 파악 & 역제안 능력

두 사람에게 “바닥을 쓸어라”고 지시합니다. A는 말 그대로 쓰레기를 쓸어서 모아두었습니다. 반면 B는 바닥을 쓸어 쓰레기를 버리고 걸레질을 한 뒤 창문도 닦고 정리정돈까지 했습니다. B는 바닥을 쓸어라는 지시가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라’는 의도였다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A를 지적하자 지시가 잘못되었다며 되레 화를 냅니다.

둘 중 누구에게 일을 맡겨야 할까요? 청소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기에 모두 같은 선택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고객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의 업무라면 A와 B 중에서 누가 제대로 일할 사람인지 분별해내지 못합니다. 결과물이 나온 다음에야 깨달으면 너무 늦기 때문에 업체를 선정할 때 구분해내야 합니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능력, 서로의 머릿속에 떠올리는 결과물을 동기화시켜 확인받는 역제안 능력을 갖추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영상제작은 청소만큼 주문이 간단하지 않습니다. 비드폴리오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프로젝트 공고로 문서화하는 과정을 거치며 주문을 구체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고객의 주문은 완벽할 수 없고 서로의 머릿속에 떠올리는 그림은 조금씩 다릅니다. 이 불완전한 문제는 결국 업체 측에서 채워야 합니다. 이 공백을 채우려는 업체를 찾았다면 프로젝트를 확실하게 위임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업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에 따라 고객에 대한 태도가 결정됩니다. 서비스업으로 여기는 사업체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알고,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찾아냅니다. 반면 프리랜서는 대체로 자신을 작업자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수동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명백한 비교를 위해 프리랜서와 사업체로 구분지었지만, 이 구분이 사업자의 유형에 따라 구분되는 건 아닙니다. 업체 중에서도 하루살이처럼 단기적 관점으로 일하는 곳이 있고, 프리랜서로 활동하지만 사업가적인 마인드와 경쟁력을 갖춘 곳도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Post comment